생생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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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완주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변화하는 완주의 문화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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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9경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정취를 뽐내는 완주를 구경
1. 대둔산 도립공원
기암괴석으로 빚은 선계의 절경
2. 고산자연휴양림
휴식과 힐링과 레저의 요람
3. 모악산 도립공원
아득하게 품어주는 정겨운 어머니 산
4. 대아수목원&대아호
천상에서 내려준 호수의 꽂밭
5. 송광사&벚꽃길
종남산 명성이 깃든 천년 고찰
6. 삼례문화예술촌
수탈의 역사에서 피어난 예술 꽃
7. 동상운장산 계곡
원시림과 명경지수의 신비경
8. 위봉사&위봉산성&위봉폭포
폭포와 산성과 고찰의 하모니
9. 화암사
숲속의 잘 늙은 절 한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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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8품
맑고 깨끗한 완주를 대표하는
으뜸 특산품
1. 곶감
2. 생강
3. 딸기
4. 한우
5. 대추
6. 양파
7. 마늘
8. 감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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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8미
- 한상가득 어머니의 손맛
1. 한우고기구이&육회
육즙이 풍부해서 풍부한 식감
2. 순두부 백반
온몸에 퍼지는 달근한 꽃의 마음
3. 로컬푸드밥상
무공해 식재료로 차려낸 건강식단
4. 묵은지 닭볶음탕
묵은지와 토종닭의 찰떡궁합
5. 산채정식&산채비빕밥
스무가지 산나물로 차린 웰빙식탁
6. 민물매운탕
달근하고 걸죽한 일품 국물맛
7. 다슬기탕
뚝배기 속 녹색의 향연
8. 참붕어 찜
무청시래기의 짭조름한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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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운 대둔산은 완주의 자랑이자 보물이다. 곳곳에 드러난 화강암 암반이 기암괴석을 이루고 있고, 빼곡한 숲이 첩첩으로 쌓여 있어 예로부터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려온 곳이다. 특히, 정상 부근에 있는 길이 81m, 너비 1m의 금강구름다리는 대둔산의 백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놓쳐서는 안 되는 명소이다. 금강구름다리를 건너면 약수정이 나오고 여기서 삼선줄다리를 타면 왕관바위로 간다. 봉우리마다 한 폭의 산수화로 그 장관을 뽐내는 대둔산은 낙조대와 태고사 그리고 금강폭포, 동심바위, 금강계곡, 삼선약수터, 옥계동 계곡 등 신의 조화로 이룬 만물상을 보는 듯 황홀하기만 하다.
대둔산도립공원 사계
북쪽에는 금강산 남쪽에는 대둔산이라고 했던가. 가히 ‘호남의 금강(金剛)’이라 이르기에 모자람이 없다.
해발 878m 우뚝 솟은 최고봉 마천대 아래로끝없이 펼쳐진 바위 봉우리들의 자태가 수려하다.
독특한 형상의 기암괴석들은 잘 다듬어진 조각품이다. 분재의 군락이다. 차라리 수석의 보고다.
눈 가는 곳 어디든 신비하고 웅장하다. 아름답다. 대자연의 범접할 수 없는 섭리 앞에 누군들 경건해지지 않을까.
대둔산도립공원 봄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이 녹고 나뭇가지마다 생명이 움튼다. 대둔산 등뼈에서 이리저리 굽이쳐 내린 능선에도 봄의 전령사들이 날개를 펼친다.
새로 돋아난 신록이 정상을 향해 걸음을 재촉한다. 진달래, 개나리, 산벚꽃도 화사한 꽃망울을 다투어 터트리며 온 산으로 퍼져간다.
낙조대 언저리도, V계곡 암벽과 마천대로 오르는 주능선도 새색시 고운 치마폭 같은 싱싱하고 우아한 자태에 눈이 다 부시다. 만산이 신록과 꽃 천지다.
대둔산도립공원 여름
오색 철쭉마저 고운 자태를 감추면 바야흐로 대둔산의 녹음이 짙어진다. 바위 봉우리들을 끌어안은 운해도 변화무쌍하게 몰려와서 머물다 사라진다.
산 아래 보이는 들판의 과일과 곡식들은 마천대의 정기를 담뿍 받아 하루 한 무릎씩 허리를 키운다. 푸르고 서늘한 숲은 산행자들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식혀준다.
오랜 세월 비바람을 견뎌온 바위봉들과 울창한 수풀의 열정이 흠잡을 데 없이 조화롭다. 대둔산의 여름을 채웠던 녹음이 화려한 메이크업을 준비한다.
대둔산도립공원 가을
가을 대둔의 품속에 안겨보지 않고 어찌 아름다움을 말할 수 있으랴. 화려함의 절정이고 황홀함의 극치다. 그 곱디고운 빛깔에 누구라서 넋을 놓지 않을 것인가.
하늘도 붉고, 들도 붉다. 붉게 타오르는 대둔의 품에 안긴 사람들도 붉다. 이렇게 애가 타도록 붉은 건 어느 누구를 향해 달려가는 열정과 그리움인가.
구름다리를 건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삼선계단 위를 거쳐 마천대로 눈길을 보낸다. 탄성이 쏟아진다. 가을 풍악(楓嶽)이라는 금강의 자태도 대둔(大屯)의 가을을 빼어 닮았으리라.
대둔산도립공원 겨울
겨울 대둔은 장엄한 위용을 갖춘다. 대운해를 뚫고 마천대를 휘감아 돌아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겨울바람은 황산벌 전투를 앞둔 백제 결사대처럼 기상이 드높다.
천지를 뒤흔드는 대둔의 소리없는 함성에 온천지가 숨을 고른다. 마천대에서 쏟아진 눈으로 수많은 바위봉과 나뭇가지마다 눈부시게 하얗다.
안심사 법당의 기와지붕과 마당의 돌탑에도 눈이 층층이 쌓이면 대둔은 하얀 동화 나라가 된다. 겨울밤을 지새우고 눈앞에 펼쳐진 눈꽃 세상을 바라보며 새해의 희망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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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즐기는 가족휴양지로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체육시설과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하루 종일 있어도 심심하지 않게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웰빙정자에서 편안하게 한나절 쉬다 갈 수 있고, 캐라반, 휴양관, 숲속의 집에서는 숙박도 가능하다. 여름에는 계곡물을 이용한 물놀이터가 있어 여름을 시원하게 만끽할 수 있다.
고산자연휴양림
자연은 건강하고 따뜻하되 편안하지 않다. 익숙하지 않아 오래 머물기 어렵다 인공은 다양하고 편리하되 차갑다. 삭막하다. 자연의 건강성과 인공의 편안함을 한 곳에 모았다. 그곳에 가면 천혜의 울창한 숲이 있다. 다양한 자연 생태 학습장이 있다. 사람의 손으로 빚어 만든 휴식과 힐링이 있다. 자연과 사람이 조화되어 하나가 되는 곳 완주군 고산자연휴양림을 이르는 말이다.
고산자연휴양림전경
아이들의 손을 잡고 휴양림 입구 고산문화공원에 조성된 무궁화테마식물원, 무궁화전시관, 만경강 수생생물체험과학관, 무궁화천문대에 들러보라. 자연 생태학습의 장으로 이만한 곳이 있을까. 현대식 시설의 캐라반을 갖춘 무궁화오토캠핑장에서 온가족이 함께 밤하늘에서 쏟아지는 별 소나기를 맞는 즐거움은 이곳을 찾는 이들만 누릴 수 있는 넉넉한 덤이다.
문화휴양관, 숲속의 집, 산림휴양관, 웰빙휴양관 등 테마별로 구분된 50개 객실은 가족 단위 숙박시설이다. 각종 편의시설과 세미나실까지 갖추고 있어서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단체 워크숍 등을 개최하는 데도 적합하다.
맑고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로 조성한 천연의 물놀이 시설은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자연 지형과 지물을 활용한 신개념 레포츠 시설 에코어드벤처에서는 모험심을 키우고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완주와일드푸드축제
해마다 10월이 기다려지는 진짜 이유는 야생의 향연으로 숲속이 펄떡이기 때문이다. 고산자연휴양림에서 열리는 완주와일드푸드축제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그곳으로 갈 일이다. 가서 건강한 야생의 낭만에 온몸을 맡길 일이다.
나락을 뛰어다니는 메뚜기가 있다. 진흙 속을 미끄러지는 미꾸라지가 있다. 내 손으로 잡아보는 살 오른 송어와 향어가 있다. 아궁이도 있고, 황토화덕과 돌화덕도 있다. 감자삼굿, 밀떡구이, 가재구이, 메추리구이가 있다. 개구리튀김도 있고, 귀뚜라미튀김도 있다. 잊고 지냈던 아련한 추억이 그곳에 가면 있다.
‘동물마당’과 ‘식물마당’에서 오감을 채우는 것이다. ‘리틀와푸족’처럼 구석기시대 원시인이 되어보는 것이다. ‘와푸!광(光)끼페스티벌’에서 나를 맘껏 발산하는 것이다. ‘와일드놀이터’에 가서 볏짚 속을 미끄러지는 것이다. 문화체험마당에서 화덕도 만들고 물레 성형도 체험하는 것이다. 모닥불을 피우고 가을밤 낭만콘서트를 즐기는 것이다. 와푸는 자연과 하나 되는 시간이다. 와푸는 건강한 먹거리로 몸과 마음이 풍성해지는 시간이다. 와푸는 신명나는 한바탕 놀이 시간이다. 와푸는 생생하고 다양한 야생 속으로 뛰어드는 시간이다. 와푸는 축제 중의 축제다, 완주와일드푸드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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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김제시, 완주군에 넓게 펼쳐진 산으로 정상 동쪽에 있는 쉰길바위가 아이를 안고 있는 형상이라고 하여 모악산으로 불렸다고 전해진다. 모악산은 금산사를 안고 있으며, 철따라 다양한 변화가 더욱 아름답다. 특히 봄의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마치 어머니의 아늑한 품안과도 같은 정겨운 산이어서 수많은 등산객이 언제나 줄을 잇는다. 모악산에는 대원사와 수왕사 등의 사찰이 위치해 있다.
모악산도립공원
아홉 개의 귀를 가진 얼굴, 구이면에 이르면 허리를 길게 펼친 산이 보인다. 모악산(母岳山)이다. 엄마가 아이를 품에 거두고 있는 듯한 형상의 산세가 유장하다. 해발 793m 정상은 높지도 낮지도 않다. 모악의 치마폭에 안긴 전북도립미술관 로비에 서면 구이 들판과 저수지가 참 좋은 눈높이로 평화롭게 다가온다. 엄마의 품속이어서 그런 걸까
모악의 중턱, 대원사에 들러 잠시 땀을 식힌다. 봄이면 진달래 화전축제가 너른 안마당에서 한바탕 잔치를 벌인다. 화전을 곁들여 막걸리 한잔 들이켜는 즐거움은 또 무엇에 비길까. 4월 철쭉과 느티나무 군락뿐이랴. 모악의 가을단풍은 참 곱기도 하다.
가을 모악의 은행나무 단풍은 사춘기 소녀들처럼 쉼 없이 재잘댄다. 대원사 해우소 앞뜰의 단풍나무는 빛깔이 곱기로 으뜸이다. 수왕사 쉼터 노란 은행나무를 바라보다 속세의 삶에서 어깨를 짓누르던 과장과 감상과 현학을 모두 부리고 오리니…
정상에 오르면 아파트 단지가 숲을 이룬 전주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남쪽으로는 정읍의 내장산, 서쪽으로 아슴하게 보이는 산들은 변산반도다. 그 사이 호남평야가 치맛자락처럼 널찍이 펼쳐져 있다.
구이저수지를 사이에 두고 모악산을 마주보는 아버지 산이 있다. 경각산이다. ‘경각(鯨角)’이라는 이름 그대로 고래등에 난 뿔처럼 생겼다. 정상에 버티고 선 두 개의 바위가 영락없이 고래의 등에 솟아난 뿔의 형상이다. 패러슈트와 행글라이딩으로 하늘을 나는 활공장이 여기 있다. 북서풍이 부는 날이면 전생에 날개를 달고 나온 사람들이 창공을 향해 비상한다.
경각산과 구이저수지가 어깨를 맞대는 곳, 5만여 점의 술 관련 유물과 자료를 통해 빗살무늬부터 글라스까지 세계의 술 이야기가 이곳에 있다. 발이 닿으면 옛 어른들의 풍류가 한눈에 들어온다. 없는 술이 없다. 없는 술집 또한 없다. 1960년대 선창가 대폿집과 양조장, 1990년대 호프집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설렘도 있다. 포석정을 옮겨놓은 듯한 유상곡수연에서 흐르는 물에 띄운 술잔이 되돌아올 때까지 시 한수를 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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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아수목원은 숲 속에서 자연을 이해하고, 자연과 함께 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곳으로 150ha가 넘는 넓은 대지에 다양한 식물이 식생하고 있다.
주요 시설물로는 산림문화전시관, 열대식물원, 산림생태체험관이 있고, 금낭화 자생군락지, 풍경이 있는 뜰, 장미원 등의 전문원이 계절마다 형형색색의 모습을 보여준다. 식물을 보며, 천천히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코스도 있어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한때 동양의 나이아가라폭포로 불리기도 했던 대아호는 고산면 소향리와 동상면 대아리에 위치한다. 대아저수지는 낙조가 특히 아름다우며 호반길을 따라 달리는 드라이브코스는 전국에서 잘 알려져 있다.
대아수목원, 대아호 전경
큰 까마귀의 주둥이를 닮았다 해서 대아호인가. 기암절벽을 거느린 운장산과, 능선이 부드러운 위봉산 계곡을 막아 생긴 대아호는 자그마치 100세 연령이 눈앞이다. 경관이 빼어난 주변 산세는 흡사 천상선녀의 넉넉한 치마폭이다. 이곳에서 시작된 물길은 만경강을 따라 호남평야를 적시고 물길 300리 서해로 흐른다.
샛노란 복수초가 꽃망울을 터트린다. 매화꽃이 드넓은 계곡을 환하게 밝힌다. 동백이 붉게 타오르면 명자꽃은 선혈로 정점을 찍는다. 꽃피는 순서와 색깔을 배치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어딘가에 분명 있다. 아무려나 자연 질서가 빚어낸 우아한 자태에 젖는 건 한가의 홍복이다.
소나무 분재처럼 삶이 꼬였다면 대아수목원 발걸음할 일이다. 금낭화 자생군락지는 신이 내린 필수코스다. 금낭화는 가히 조선명품이다. 저마다의 취향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어야 명품이다. 호불호가 없다. 내가 꽃을 바라보는가, 꽃이 나를 바라보는가. 금낭화 가지에 달린 음표 모양의 분홍 주머니를 헤아리다 꽃향기에 취한다. 어지럽다. 한때는 한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라 불렀다던가. 1982년에 새로 쌓아 올린 댐을 타고 웅장하게 쏟아지는 폭포의 장관 또한 절경이다. 대아호에서 동상저수지에 이르는 가로수 울창한 20km 호반도로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다. 조금 부지런하면 동 트기 전에 대아호로 나가 보는 것이다. 눈앞에 군무처럼 펼쳐지는 물안개, 선경이 따로 없다.
전망대에서 수목원 전체를 조망한다. 천지간의 봄이 한눈에 들어온다. 내 삶의 아리랑 고개도 그곳에 있는가. 영산홍이 곱디곱다. 게으르게 꽃 피운 철쭉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이기적이다. 비 내리는 날 이곳을 찾은 우산 속 연인들은 언제든 꽃으로 피어나리라. 나무는 말을 삼간다. 버럭하지 않는다. 까칠한 말을 함부로 쏟아내는 법도 없다. 나무에게 말 걸다 지치면 ‘울긋불긋 꽃대궐…’ 노래를 부르리. 제멋대로 부르는 노래조차 잠자코 들어주는 이곳은 나무들의 제국이다. 꽃들의 왕국이다.
만국의 이파리들을 대신한 눈꽃 실린 수목원의 겨울에 발자국을 찍는다. ‘남천’ 이파리를 따서 ‘남친’에게 건넨다. 유리천장으로 곱게 투과되는 햇볕 가득한 분재원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열대식물원의 후끈한 비린내가 온몸으로 젖어드는 듯하다. 남국식물이 땀 없이도 익어가는 이곳에서 어느 부족의 추장 부부처럼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
근심 없이 자란 나무들이 빽빽한 수목원 산길은 순하다. 가을 산행, 하늘은 높고 푸르다. 가을 수목원은 사각사각 낙엽 쓸리는 소리로 가득하다. 수목원에 이르는 길, 곶감 말리는 풍경은 가을 맨드라미나 늦게 핀 달리아 못지않다. 아름다운 햇볕과 바람의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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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남산 아래에 자리한 사찰로, 신라시대에 도의선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봄이면 소양면 소재지에서 송광사에 이르는 1.6㎞의 분홍빛 벚꽃의 터널의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며,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사찰 안에는 다수의 문화재가 소장되어 있어 역사문화 탐방이 가능하며 템플스테이 등의 산사문화도 체험 할 수 있다.
송광사 전경
송광천을 따라 벚꽃길이 끝도 없다. 4월의 하늘은 벚꽃이 연다던가. 소양면 죽절리 마수교에서 대흥리까지 이어진 벚꽃길에 들어서면 생장점을 옆으로 뉘여 터널을 만든 나무들의 위무에 마음꽃이 다 환해진다. 수다스런 벚꽃엔딩 무렵이면 의젓한 보리수나무가 새 잎을 틔우는, 바로 이곳이 천년고찰 송광사다.
‘終南山松廣寺(종남산송광사)’라고 쓴 편액이 걸린 입구는 정갈하다. 일주문에서 금강문을 거쳐 사바세계 악귀를 내쫓는 사천왕문에 이르기까지 한 일자(一字)자다. 문수, 보현보살 앞에 이르면 마음이 한결 평안해진다. 좌우대칭에 한 일자, 대웅전의 자태 또한 일심으로 단정한다. 대웅전 앞 계단을 지키고 있는 검은 돌 거북이들도 나른한 봄볕을 즐기는 걸까. 물성 안에 영성이 깃들고 있다.
대웅전 벽과 천장에는 천상무희를 그린, 19세기 민화 20여 폭은 아무에게나 모습을 보여주는 건 아니다. 허공에서 춤추면서 꽃을 뿌리는 <주악비천도(奏樂飛天圖)>는 소리공양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리라. 봄눈 녹아 흐르는 소양천 물소리를 닮은 이 소리 없는 울림이라니….
대웅전 뒤로 경전처럼 도도하게 솟아 있는 보리수나무와 느티나무에 등을 기댄다. 장엄하다. 기품 있다. 절 동쪽으로 100m쯤 올라가면 돌울타리를 소박하게 거느린 부도군이 눈에 들어온다. 산벚꽃이 마른버짐처럼 번질 때, 그리운 사람 따라가다 보면 종남산 석간수(石間水)를 만나는 행운도 누릴 수 있을 터. 약수중의 약수라니 한 모금 마시면 고요하고 맑아지리니….
송광사의 옛 이름은 백련사(白蓮寺)라고 했다. 백련정(白蓮亭)이 있는 송광사 옆 연지(蓮池)에 앉아서 ‘빨리 감기’하던 시간들을 반추한다. 보리수나무 아래서도 못 버린, 세상에서 지고 있던 이자와 의무와 흉터와 경전까지도 이 연못에 부리시라.
절을 나서다가 보았다. 발걸음이 절로 멎는다. 마음을 닦으니 亞자형 종각이 더욱 아름답다. 열 십(十)자 모양의 2층 누각이다. 가운데 칸에는 종을 두고, 거기 걸린 눈이 큰 물고기를 닮은 목어와 북과 운판까지 살펴본다. 희노애락애오옥(喜怒哀樂愛惡慾), 등에 잔뜩 지고 왔다가 물고기에게 모두 내준다.
햇볕은 저리도 고운데 인생은 공평하지 않고 유머 잔고도 고갈되어 간다 싶으면 송광사 ‘템플 스테이’에 임하는 것이다. 꼬리를 무는 잡념이 가시지 않거든 거기서 하룻밤 머무는 것이다. 의무충의 갑옷을 벗어던지는 것이다. 격투담화를 내려놓고 넉넉한 생활한복을 걸치는 것이다.
깜빡 졸다가 죽비로 어깨 한 대를 얻어맞고 나면 밤 뻐꾸기 소리도 한결 청아해질 터, 까마득한 곳에서 눈앞으로 별들이 쏟아질 것이다. 회상, 명상, 묵상, 침묵, 종내는 몽상까지 모두 마친 다음 정성을 다해 발우공양을 하고 그릇을 닦다보면 불행도 인생의 자산이라는 걸 속 깊이 깨닫는 그 마음도 정갈하게 닦아질 터….